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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의 핵심, 알고리즘 발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경고
AI기술의 핵심, 알고리즘 발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경고
2021-08-30www.degruy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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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노트
AI기술이 오락의 영역 뿐 아니라 교육, 경제 등 인류 생활 전반에 더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AI로 통칭되는 알고리즘, 머신 러닝, 딥러닝 등이 인류의 발전에 순기능을 할지, 역기능을 할지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점입니다.

AI기술이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머신 러닝 및 딥러닝이 데이터의 패턴을 인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에 존재하고 있는 결함이 필터링 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삼습니다. 편향되거나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의 사용은 공정하지 않은 여러 상황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의 성적이 B+정도는 되야 간호학과를 성공적으로 졸업한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B+ 이하의 학생들은 간호학과에 진학 할 수 없는 정책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학생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해 B+를 받지 못한 학생은 학생의 의지나 잠재력, 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변수들은 고려되지 않은 채 과거 데이터에 의해  간호학과 진학이라는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대해 AI기술의 옹호론자들은 머신 러닝과 딥러닝의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이 점점 더 많고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 보다 더 공평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반박합니다.

논문 “AI와 프로네시스 (AI and Phronesis)”의 저자 널 엘니코비스츠 (Nir Elsikovits)와 댄 펠드맨 (Dan Feldman) 또한 알고리즘이 더 효과적이고 공평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발전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여기서 한번 더 질문을 제기합니다. 만약, AI기술에서 알고리즘적 편견이 제외된다면 인류는 더이상 AI기술에 대해 걱정없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으로 논문의 저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프로네시스”라는 개념을 차용합니다. 한국에서는 “실천적 지혜”로 의역되어 알려진 프로네시스는 ‘인간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더 지혜로워지는’ 개념을 일컫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는 “공평하고 효율적인 결정” 그 자체보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인간을 더욱 지혜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여긴 것입니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프로네시스 관점에서 논문 저자들은 인간이 해오던 결정과 판단을 대신 내리는 AI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인간이 더 지혜로워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렇듯, AI와 프로네시스 (AI and Phronesis) 논문은AI 기술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미국 대학에서도 인문학과 과학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는 바로 하버드 대학이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엔지니어링 및 응용 과학 부 소속 발바라 그로츠 (Barbara Grosz) 교수는 “지능 시스템: 디자인 과 윤리적 어려움들(Intelligent Systems: Design and Ethical Challenges)” 이라는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하버드 대학 철학과 교수들과 함께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과목은 기술과 철학의 만남으로 미국 전역의 다른 대학들의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앞으로 AI기술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짐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과학 기술과 인문학적, 철학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